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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국어

음성과 음운

by minzero1114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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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과 음운은 물리적이냐 추상적이냐의 차이를 갖는다. 음성은 우리가 말을 할 때 나오는 구체적인 소리를 가리킨다. 즉,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말하느냐에 따라 발음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는데 이처럼 구체적인 말소리 하나하나를 '음성'이라고 한다. 

음운은 이와 달리 추상적인 말소리로 언어의 가장 작은 단위가 된다. 모든 사람의 목소리는 다르고 말할 때마다의 억양은 조금씩 달라짐에도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예컨대, '물'이라는 단어를 당신과 내가 각각 발음해본다고 생각해보자, 녹음을 해보고 소리 자체를 분석해보면 절대 같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ㅁ/, /ㅜ/, /ㄹ/ 이라는 각각의 음운을 생각하고 이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추상적인 말소리를 음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음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음운의 정의를 먼저 살펴보자면 음운이란, '단어의 뜻을 구별해 주는 말소리의 최소 단위'이다. 음운이라는 하나의 단위가 바뀌었을 때 단어의 뜻이 달라지면 그걸 우리는 하나의 '음운'으로 인정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먼저 배우는 '자음'과 '모음'이 바로 음운이다. 

'물'이라는 단어와 '불'이라는 단어는 각각 /ㅁ/과 /ㅂ/이라는 최소 대립쌍을 갖는데, 이를 통해서 우리는 /ㅁ/과 /ㅂ/이 각각 음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말에 존재하는 음운 체계를 정리할 수 있다. 

우리말의 음운 체계는 자음과 모음, 그리고 반모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음은 조음 과정에서 공기의 흐름이 다양한 방해를 받으면서 발음되는 소리이다. 조음점이 맞닿아서 공기의 흐름이 막히기도 하고 조음체와 조음점 사이의 틈 사이로 강한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 방식이 어떻든 모든 자음을 발음할 때에는 공기가 일정한 방해를 받는다. 따라서 자음은 음절 내에서 중성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어의 자음을 '닿소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자음이 다른 소리에 닿아야지만, 즉 함께 쓰여야지만 발음될 수 있다는 의미로 자음의 속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자음의 분류는 자음이 발음되는 특징을 고려하여 설정한다. 발음되는 특징에서 기준이 되는 두 가지는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인데, 조음 위치는 공기의 흐름에 방해를 받는 부분이 어디인지와 관련된다. 이를 기준으로 양순음, 치조음, 경구개음, 연구개음, 후음으로 각각 분류할 수 있다. 조음 방법에 따라서는 파열음, 마찰음, 파찰음, 비음, 유음으로 구분한다. 

국어의 자음에서 특이한 부분은 '삼지적 상관속'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통 다른 언어들은 자음이 '무성음-유성음'의 대립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어의 경우에는 '예사소리-된소리-거센소리'의 3항 대립을 이룬다. 

모음은 조음 과정에서 공기의 흐름이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발음된다. 그래서 울림이 크며 규칙적인 파동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홀로 음절의 중성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모음의 중요한 특징이다. 국어의 모음을 '홀소리'로 부르기도 하는 것은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모음은 '단모음'과 '이중모음'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모음'은 발음할 때 입모양과 혀의 위치가 변하지 않는 모음으로, 혀의 높이에 따라 고모음, 중모음, 저모음으로, 혀의 앞뒤 위치에 따라 전설모음과 후설모음으로, 입술의 모양에 따라 평순모음과 원순모음으로 구분한다. 

추가로 '자음'과 '모음' 외에 '반모음'이라는 것이 있는데 'ㅏ'와 'ㅑ'를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ㅑ'는 'ㅏ' 앞에서 반모음 /j/가 소리 나는 것으로 영어의 'y' 발음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쉽다. 즉 '아'라는 말과 '야'라는 말은 반모음 /j/가 있고 없고를 통해 뜻이 구별되고 있다. 

따라서 모음 'ㅑ'를 발음하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입모양이 바뀔 수밖에 없는데, 이를 우리는 이중모음이라고 한다. 한국어에서 이중모음을 만드는 반모음은 /j/와 /w/로 두 종류가 있다. 반모음 /w/는 'ㅘ, ㅝ, ㅙ, ㅞ' 와 같은 이중모음을 만든다. 다만, 이견이 갈리는 것은 'ㅢ'의 처리이다. 이를 단모음 /ㅡ/에 반모음/j/가 결합한 것으로 볼 것인지, 단모음 /ㅡ/와 /ㅣ/가 결합한 것으로 볼지, 반모음 /ㅡ/와 단모음 /ㅣ/의 결합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있다. 다만 학교 문법에서는 서술의 편리성을 위하여 첫 번째 견해를 교육하고 있다. 

앞서 말한 '자음, 모음, 반모음'은 분절적 음운이다. '분절'이라는 말은 '나눌 수 있다'는 뜻으로 하나하나씩의 요소를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분절적 음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눌 수 없는, 즉 '비분절'인 음운도 있을까? 그렇다. 언어에는 자음, 모음, 반모음처럼 단위를 가지고 하나씩 떼어 보기 힘든 음운들도 있다. 이를 '비분절 음운', 또는 '운소'라고 한다. 반면 '분절 음운'은 '음소'라고 하는데, 음운은 '음소'와 '운소'를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우리말에는 비분절 음운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리의 길이를 통해 단어의 뜻을 구별하는 '장단'이라는 비분절 음운이 있으나, 나이가 많은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구별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없어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night를 의미하는 '밤'은 [밤]으로 짧게 발음하고, chestnut을 의미하는 '밤'은 [밤:]으로 길게 발음한다. 표준어에는 장음에 따른 의미 구분이 사라져 가는 추세라 비분절 음운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나, 동남 방언에는 억양을 통해서 말의 의미가 구별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중세국어 때의 성조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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