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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국어

음운 현상의 유형

by minzero1114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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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한국어 표준 문법', 유현경 외 9명, 집문당을 바탕으로 작성하고 개인적 의견을 첨부하였습니다. 

음운 현상이란 한 음운이 다른 음운으로 바뀌거나 없어지는 등 모든 형태의 변화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음운 과정, 음운 변동이라고도 한다. 음운 현상은 변화를 겪는 입력형, 변화의 결과인 출력형, 변화가 일어나는 적용 환경의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음운 변동은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내용 중의 하나인데, 특히 학생들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적용 환경'이다. 이 적용 환경을 제대로 알아야 음운 변동, 음운 현상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법은 기본적으로 분석체계이기 때문에 우리말의 현상을 분석한다는 관점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음운 현상도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가지고 '왜 이렇게 발음할까?'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음운 현상은 여러 가지 조건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공시성의 여부에 따라서는 공시적 음운 현상과 통시적 음운 현상으로, 주위 음운과의 영향 관계에 따라서는 동화와 이화로, 음운의 강도 차원에서는 강화와 약화로, 적용 환경의 유무에 따라서는 조건 변화와 무조건 변화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분류들은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현재 좀 더 중시되고 있는 것은 음운의 변동 양상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다. 여기에 따라 음운 현상은 대치, 탈락, 첨가, 축약의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학교문법에서는 음운 변동 양상에 따라 나누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치, 탈락, 첨가, 축약의 네 가지를 머릿속에 넣어두면 어떤 내용이든 기본적인 틀로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음운을 숫자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대치 = 12 -> 13

탈락 = 12 -> 1

첨가 = 12 -> 132

축약 = 12 -> 3


이렇게 이해를 하는 것이 기본적이다. 말로 풀어서 설명하면, 

대치는 한 음운이 다른 음운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 탈락은 한 음운이 없어지는 음운 현상, 첨가는 한 음운이 새로 덧붙는 음운 현상, 축약은 두 음운이 합쳐져 제3의 음운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학교문법에서는 '대치'라는 용어보다는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형태론에서 형태소가 교체되는 것과 혼동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기술의 명료성을 위해 '대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대치'는 국어의 음운 현상 중 그 수가 가장 많은 음운 현상의 부류이다. 변화 전과 후를 비교할 때 음운의 수에는 변동이 없고 음운의 종류가 달라진다. 가령 '밥'과 '만'이 결합하면 [밤만]으로 발음되는데 종성의 'ㅂ'이 'ㅁ'으로 바뀌었으므로 이 현상은 대치에 속한다. 대치에 속하는 현상의 명칭은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기준 삼아 '~음화'라고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에서 'ㅂ'이 'ㅁ'으로 바뀐 현상은 조음 방법이 비음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비음화'라고 부른다. 

학교에서 비음으로 교체되는 현상을 두고 '비음동화'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만 학교에서 수업할 때 음운 변동을 분류하는 기준에 대한 설명 없이 동화와 교체를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음운 변동을 '교체, 탈락, 축약, 첨가'로 구분하는 기준을 배움과 동시에 '동화'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 없이 '비음동화'라는 용어를 들으면 개념 이해에 혼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각 음운 변동을 설명하는 다른 기준이라는 설명이 덧붙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탈락은 한 음운이 발음되지 않고 탈락하는 음운 현상의 부류이다. 변화 전과 후를 비교하면 음소의 수가 하나 줄어들었다는 차이가 있다. 가령 '알-'과 '-는'이 결합하면 -아:는]으로 바뀌는데 이때 'ㄹ'이 탈락한 것이다. 탈락에 속하는 현상은 탈락하는 음을 기준으로 '~탈락'이라고 명칭을 부여한다. 'ㄹ'이 탈락하는 현상은 'ㄹ'이 유음이므로 흔히 유음탈락이라고 부른다. 

자, 앞서 보았던 교체를 주로 '~음화'라고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탈락을 '~탈락'이라고 하는 것은 그 서술에 있어 층위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교체도 '비음 교체', '된소리 교체' 등으로 명명하면 서술이 좀 더 깔끔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다만 이렇게 서술할 경우 각 명칭에 포함된 '비음'이나 '된소리'가 입력형인지 출력형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기술의 통일성이 부족하더라도 '~음화'라고 부르는 것이 더 직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첨가는 탈락과 달리 없던 음운이 새로 추가되는 음운 현상의 부류이다. 변화 전과 후를 비교하면 음소의 수가 더 늘어났다는 차이가 있다. '솜'과 '이불'이 결합하면 [솜:니불]로 발음되는데 이때 'ㄴ'이 첨가되었다. 첨가에 속하는 현상의 명칭은 탈락의 경우와 평행하다. 그래서 [솜니불]에 적용된 현상은 'ㄴ' 첨가라고 한다. 

축약은 두 개의 음운 'AB'가 'C'로 바뀌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음운의 수가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탈락과 비슷하고 음운이 다른 음운으로 바뀐다는 점에서는 대치와 비슷하다. 즉 탈락과 대치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다. 가령 '낳-'과 '-고'가 결합하여 [나:코]로 발음될 때 'ㅎ'과 'ㄱ'이 합쳐져 'ㅋ'으로 발음되는 것이 대표적인 축약의 예이다. 축약에 속하는 음운 현상은 대치와 비슷하게 '~음화'라고 부르기도 하고 축약의 대상을 고려하여 '~음 축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ㅎ'과 'ㄱ'이 유기음 'ㅋ'으로 합쳐지는 축약은 보통 유기음화'라고 한다. 

축약에서 쟁점은 축약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1) 기어 -> [겨:], 두어 -> [둬:]

(2) 되어 -> [돼:], 하여 -> [해:]

먼저 (1) 을 보면 반모음화에 속하는 현상으로서 'ㅣ'나 'ㅜ'와 같은 단모음이 반모음 'j'와 'w'로 바뀌었다. 변화 전과 변화 후를 비교할 때 음운의 수에는 차이가 없고 다만 단모음이 반모음으로 변했다. 이를 보면 축약이 아니라 대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음절의 수가 줄어든 데 초점을 맞추어 학교 문법에서는 여전히 축약이라고 보는 교과서가 있다. 

(2)는 불규칙적인 현상으로 '되어 [돼:]'는 두 개의 단모음 'ㅚ'와 'ㅓ'가 이중 모음 'ㅙ:'로 바뀌었다. 음운의 수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축약에 속할 수 없다. '하여[해:]'의 경우 단모음 'ㅏ'와 이중 모음 'ㅕ'가 'ㅐ'로 바뀌었으므로 세 개의 음운이 하나의 음운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역시 일반적인 축약과는 차이가 난다. 

이처럼 이 두 가지 예시는 음절의 수가 줄었다는 특징만 있을 뿐 음운의 차원에서 보면 축약이라고 보기 어려운 자료들이다. 다만, 학교문법에서 이것을 축약으로 보는 이유는 설명의 편의성 때문이다. 축약을 '음소의 축약'과 '음절의 축약'으로 나누어서 설명을 하게 되면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한 문법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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