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독서의 목적-텍스트-독자-상황 요인이 개입된 복잡다단한 정신 작용이다. 특히 독자는 독서의 전 과정에 걸쳐 독서의 목적을 인지하고, 자신이 속한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상황 속에서, 텍스트와 상호 작용하면서 의미를 구성하는 주체였다. 독서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서에 개입되는 요인과 함께 독서의 영역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는 흔히, 인지적 영역, 정의적 영역, 사회적 영역으로 나누어 그 속성을 설명한다.
독서의 인지적 영역
독서의 인지적 영역은 주로 텍스트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잘 파악하는 지적인 작용에 대한 부분이다. 독해 능력, 독해 수준, 독해 기능과 전략은 모두 독서의 인지적 영역에 해당하는 문제들이다. 오랫동안 독서교육의 기본적인 목표는 글의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지도하는 데 있었다. 그래서 이 문제와 직결된 독서의 인지적 영역은 독서교육이나 독서 연구의 핵심이었다. 독서 연구자들은 독서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독해력이 뛰어난 독자들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능숙한 독자가 사용하는 기능과 전략을 일반 독자들에게 가르쳐왔다. 독서 기능과 전략의 지도를 위하여 교수법도 발전하였다.
- 독서의 인지적 영역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개별 독자의 인지적 능력 차이가 독서 능력에 차이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모범적 독자의 독서 기능과 전략을 세분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미숙한 독자를 가르치게 된다.
독서의 정의적 영역
인지적 요인을 중심으로 한 독서교육은 일정한 성과가 있었으나 한계도 있었다. 좋은 독서 기능과 전략, 그리고 효과적인 교수법을 검증하여 교실에 제공하였지만 학생들의 성취는 상이했다. 게다가 청소년이나 성인 독자 중에는 충분한 독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는 책을 읽지 않는 책맹이 증가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면서 독서 전문가들은 독서의 정의적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독서교육의 양대 목표가 '독해를 잘하도록 지도하기'와 '즐겨 읽도록 지도하기'라면 이 중 전자는 인지적 영역에 후자는 정의적 영역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 독서의 정의적 영역은 주로 독자의 감정에 관련된 부분이다.
독서의 모든 과정에는 독자 요인이 깊이 관여한다. 텍스트의 선정부터 독해의 수준, 그리고 독자가 체감하는 텍스트의 난도와 정서적 반응에 이르기까지 독자 요인이 개입되지 않는 부분이 없다. 그런데 이때의 독자 요인은 특히 독서의 정의적 영역과 연계되어 있다. 독자는 모두 인간이며, 인간의 독서 행위는 필연적으로 독서 동기나 흥미, 호기심, 기대, 몰입과 같은 다양한 정의적 요소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적 요소는 다시 인지적 영역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정의적 요인 중에서도 특히 독서 동기는 독서 활동을 유도하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진학 후 학생들의 독서 동기가 급격히 하락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의 독서 동기, 흥미, 태도를 개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독서의 정의적 요인들은 독서 행위를 가능하게 하고 독자의 몰입과 성찰을 자극해 독해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높여 독자가 체감하는 독서 경험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양질의 독서 경험은 다시 정의적 요인을 강화하여 후속 활동을 유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독서의 정의적 요인은 독자별 개인차를 밝히는 핵심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일례로 텍스트의 난도는 텍스트 내에 고정된 요인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독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텍스트의 난도는 텍스트 자체의 난도와는 다르다. 이 과정에 독자의 독서 동기나 흥미와 같은 다양한 정의적 요인이나 환경의 영향의 영향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이는 동일한 독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독자마다 느끼는 텍스트의 난도나 독해의 수준이 크게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이유로 일반적으로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독서 교육의 방법도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독자의 개인차와 해당 독자를 둘러싼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기획하는 이는 적극적으로 정의적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독자들의 정의적 요인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독자의 선택권이다. 독자들은 자신이 독서의 목적을 설정하거나, 독서 자료를 선택하거나, 독서 과제나 활동의 내용을 결정하는 선택권을 가질 때 독서 동기가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학생 독자들에게도 적절한 수준의 자율권이나 선택권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화 함께 개별 독자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면 독서의 정의적 영역이 강화될 것이다.
-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하게 되는 생각 중의 하나가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학습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학습 의욕이 있는 학생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교육 심리학 이론에서 학습 동기와 관련된 이론 중에 '자기결정성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학습자 스스로 결정한 과제에 대해 학습자의 학습 동기가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즉, 독서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 이전에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는 독서뿐 아니라 학습 전반에 적용될 수 있다.
독서의 사회적 영역
최근에는 독서의 인지적 영역, 정의적 영역과 함께 사회적 영역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독서 연구는 전통적으로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독서 기능, 전략, 독해와 같은 인지적 문제에 관심을 두었다. 그러나 이후 독해가 인지적인 요인 외에도 다양한 정의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울러 학생 독자들의 독서 동기가 급감하면서 인지적 요인과 함께 정의적 요인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이 과정에서 다시 새롭게 주목받은 것이 독서의 사회적 영역이다. 독서는 매우 사회적인 활동이며, 독서의 정의적 요인들도 개별 독자에게 내재된 태생적인 속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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