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서 능력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 자체가 생경할 정도로, 우리의 삶에서 독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익숙한 활동이다. 독서는 그림책을 읽으며 흥미로운 동화 속 세상으로 떠나는 것, 세상 소식을 접하기 위해 출근 버스에서 신문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꺼내 뉴스를 찾아 읽는 것, 과제를 위해 교과서나 관련 자료들을 읽는 것,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읽으며 자신을 가다듬어 가는 것과 같이 삶의 길목 어디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듯 친숙한 독서의 과정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불과 최근의
일이다. 19세기 말의 심리학자인 에드먼드 하기가 "독서라는 현상을 밝히는 것은 심리학자가 이룰 수 있는 최선의 업적"이라고 말한 것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독서라는 아주 복잡한 인지적 행위를 명확히 설명하는 일은 독서 연구자들에게 대단히 도전적인 과제였다.
- 독서는 매우 복잡한 인지적 작용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특히 요즘 수능에서 독서가 어렵다 보니, 글을 읽는 법에 대해서 주로 가르치곤 한다. 문제는 나도 내가 글을 읽을 때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강 내가 글을 읽었을 때를 떠올려보며, 어떤 부분을 고민하는 게 좋은지는 얘기해주지만, 독서 연구의 관점에서 나의 독서 과정을 도식화한다면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독서가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한 연구자들은 독서 능력이 인간에게 유전적으로 내재하여 있어서 별도의 노력 없이 자연히 얻어지는 능력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발달해 가는 것도 아니란 사실을 발견하였다. 또한, 이들은 독서는 매우 복잡한 정신적 활동이므로, 이를 위해서 인간은 고도의 집중이 필요할 뿐 아니라 독서에 필요한 여러 지식이나 기능들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 역시 발견하였다.
실제로 독서를 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한글을 깨치는 것과 같은 경험을 떠올려 볼 수 있다. 한글을 깨치기 위해 우리는 한글의 체계를 이해하고 한글의 형태, 소리를 의미와 끊임없이 결합하는 훈련을 반복하였을 것이다. 지루할 정도로 글자를 베껴 쓰고, 소리 내어 읽기를 반복하여 한글을 온전히 깨친 이후에는 문장이나 문단, 글로 확장해 가면서 글을 읽고 글의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듭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이르러 글을 읽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지는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결국 인간은 독서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독서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독서 능력이란 독서를 가능하여지도록 하는 능력으로, 이는 온전히 독서교육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독서교육을 통해 실현되어야 할 독서 능력을 명확히 규명하는 일은 독서 연구나 독서교육을 담당하는 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돋아 능력에 대한 이해는 독선 교육의 목표를 설계하고 독서교육에서 다 아래쪽이야 할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독서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독서가 저절로 되는 것이라면, 글을 읽는 법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 위의 글에서는 독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능과 다양한 기능들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문자를 외워서 해독할 수 있고, 문장 단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지능이 필요하다. 기능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계속된 연습을 통해 기를 수 있다. 이는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독서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이해력이 좋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2) 독서 능력: 후천적인 학습과 노력의 산물
독서 능력은 인간의 선천적 능력에 속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을 통해서만 후 천적으로 습득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한글을 전혀 배운 적이 없는 어린아이에게 '사과'라는 단어를 제시한다면 아이는 읽을 시도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이제야 한글을 익히기 시작한 아이라고 한다면 ‘사과’라는 글자를 보고 ‘사기, ‘사고’라고도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능숙하게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다섯 살 짜리 아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말하는 만큼 글을 읽지는 못한다. 이는 독서 능력이 구어 능력보다 더 느리게 발달하며, 오로지 반복적인 훈련이나. 학습의 결과임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뇌에는 독서에만 특화된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우리 인류 문명의 역사에서 독서 행위는 문자가 발명된 시기 이후로 출현한 것이므로 인간의 유전 코드상에 '독서'가 인식되어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우리가 독서를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인식한다면 이는 독서가 어느 정도 자동화되었기 때문이다.
자동화란 특정한 인지적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손쉽게 인지적 문제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자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단어를 인지하고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는 해독이 어느 정도 숙달된 독자라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보다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해독이 충분히 숙달되지 않은 독자는 해독에 대한 인지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글자와 소리, 의미의 관계를 파악하고 연결 짓는 데 집중하게 되므로 글을 읽는 속도가 느리고 이해의 정확도나 깊이는 떨어질 것이다.
이처럼 독서의 과정별로 요구되는 기능에 대한 자동화를 이루는 것은 독자가 독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독서의 과정마다 인지적 처리가 느리게 일어난다면, 독서의 속도는 줄고 글에 대한 이해는 충분히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독서 기능의 자동화가 덜 된 독자일수록 미숙한 독자이고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독자이다. 그러므로 독서 교사는 독자들이 독서 기능을 사용하는 데 자동화되고 숙달되도록 지도해야 한다. 책이나 글을 많이 읽는 과정은 학생들이 독서 기능이나 독서 전략들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지도 방법이다. 책이나 글을 읽는 가운데 학생들로 하여금 독서의 과정별로 요구되는 독서 기능이나 전략을 잘 이해하도록 안내하고 이를 충분히 익혀 적용할 수 있도록 연습의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독서 교사는 학생들의 독서 능력을 온전히 길러 줄 수 있는 것이다.
- 독서는 연습이다.
독서를 잘하기 위해서는 글을 읽는 ‘연습’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독서라는 것은 복잡한 인지 작용이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1) 반복적 연습을 통한 기능 강화, 2) 다양한 전략을 적용해보는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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